혁명전 소개
<혁명전>은 2017년 역사문제연구소 연속기획 ‘혁명’의 한 기획으로서, 역사문제연구소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 참여예술인들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혁명을 기억하는 한 혁명의 과정은 끝나지 않으며, 혁명은 언제나 현재에 대한 물음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연속기획의 소개처럼, <혁명전>은 지금 여기에서 혁명을 기억하고 질문하는 다양한 방식과 고민을 보이고자 한다.
혁명전이라는 제목은 다층적 의미를 갖는다. 전시(展)일 수도 이야기(傳)일 수도 있으며 혹은 싸움(戰)이거나 심지어 시작되기 전이라는(前)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역사를 대상으로 작업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역사연구자들과 예술가들이 교류한 결과이자 과정으로 생성되었다. 참여한 이들은 작업이나 전문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이미 지나갔으며 현재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의 작업을 진행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혁명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참여자 전원은 모두 다른 지평에서 출발하여 고민하고 대화하면서 이 공동작업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서주은은 소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의 일환에서 텍스트 낭독을 기반으로 한 <녹음錄音: 기록한 소리>를 만들었다. 애초에 이야기는 소리였다. 역사라는 것의 형식이 책을 통해 단단해지고 연보 속에 고착되기 전, 과거의 일들은 입에서 입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승되었다. 교향곡 형식의 4개의 악장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듯 선정된 네 개의 트랙에서 네 명의 화자는 혁명과 역사에 대해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읽는다. 목소리와 소리가 만나면서, 건조하게 열거되기 십상인 ‘역사’는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화자와 서로 간에 조성되는 맥락이라는 옷을 입고 흐르며, 애시당초 역사-이야기를 전한다는 행위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이혜진의 <물과 불의 대화>는 미술가와 역사연구자가 진행한 대화를 책의 형태로 구현했다. 병치되는 대화는 서로 간의 이질적인 성질을 드러낸다. 대화의 속성상 이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자 간극을 드러내는 행위이며, 수개월간 주고받은 것으로서 이 기획작업이 진행된 시간들을 포착한다. 서로의 작업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삶에서 혁명이라는 것의 의미가 어떻게 자리를 잡으며,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서사가 만들어지는지를 짚어본다. 대화는 역사라는 것을 가지고 연구 혹은 예술이라는 형태로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의 윤리를 되묻는 데까지 나아간다.
정수은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짧은 다큐멘터리 필름인 <흐르는 혁명>을 제작했다. 역사연구자들은 자신의 시대를 성찰하며, 역사를 바라보고 기록한다. 혁명이 시대를 전복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라고 본다면, 역사연구 또한 ‘기록하기’라는 방식을 통해 모든 역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어떤 의미에서의 혁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상은 서로 다른 시점과 시간의 폭 속에서 혁명을 바라보는 역사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다시금 이어져나갈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마지막으로 <에브리데이 레볼루션>은 26명의 역사연구자가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고른 자료와 짧은 글들을 전시한다. 역사문제연구소에서 때로 스치고 때로 모이는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현재 연구자들은 오직 논문 수가 연구업적의 기준이 된 현실에서 논문쓰기 외의 다른 발화 방식과 점차 멀어지고 있는데, 이 작업은 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새로운 형식의 역사 글쓰기로서 제안되었다. 역사학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자료’와 ‘해석’의 아카이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역사 관련 전시와 달리 연대기적 배열을 따르거나 정치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는 분류체계를 반영하지 않았다. 역사서술을 지나간 것으로 닫아버리지 않고, 다시 읽고 쓰는 새로고침의 시도를 요청하여 유동하는 질문과 예상치 못한 답을 얻기 위해서이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잠재된 가능성으로 읽히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혁명은 변화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하여 수많은 가능성들을 창조한다. 2017년의 ‘지금’에서 혁명을 기억하는 작업 역시 특정 사건의 기념이나 실증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가능성을 전망하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클릭하고 되돌아가며 새 창을 띄우는 ‘다시 읽기’의 순간들로부터 또 다른 방향을 만들어내는 흐름을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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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권혁은, 김도민, 김수향, 김영글, 김아람, 김태호, 서주은, 양지혜, 오제연, 이봉규, 이상록, 이이화, 이정선, 이정은, 이혜린, 이혜인, 이혜진, 임광순, 임이랑, 장미현, 장용경, 장원아, 전영욱, 전원배, 정무용, 정수은, 최우석, 한봉석, 홍동현, 홍정완, 후지이 다케시, 후지타 타다요시
진행
김영글, 장원아
디자인
물질과비물질
퍼블리싱
홍진훤
주관
주최
후원
위 내용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17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역사문제연구소
02-3672-4191
kistory@kistory.or.kr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19라길 13
혁명전이라는 제목은 다층적 의미를 갖는다. 전시(展)일 수도 이야기(傳)일 수도 있으며 혹은 싸움(戰)이거나 심지어 시작되기 전이라는(前)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역사를 대상으로 작업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역사연구자들과 예술가들이 교류한 결과이자 과정으로 생성되었다. 참여한 이들은 작업이나 전문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이미 지나갔으며 현재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의 작업을 진행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혁명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참여자 전원은 모두 다른 지평에서 출발하여 고민하고 대화하면서 이 공동작업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서주은은 소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의 일환에서 텍스트 낭독을 기반으로 한 <녹음錄音: 기록한 소리>를 만들었다. 애초에 이야기는 소리였다. 역사라는 것의 형식이 책을 통해 단단해지고 연보 속에 고착되기 전, 과거의 일들은 입에서 입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승되었다. 교향곡 형식의 4개의 악장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듯 선정된 네 개의 트랙에서 네 명의 화자는 혁명과 역사에 대해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읽는다. 목소리와 소리가 만나면서, 건조하게 열거되기 십상인 ‘역사’는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화자와 서로 간에 조성되는 맥락이라는 옷을 입고 흐르며, 애시당초 역사-이야기를 전한다는 행위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이혜진의 <물과 불의 대화>는 미술가와 역사연구자가 진행한 대화를 책의 형태로 구현했다. 병치되는 대화는 서로 간의 이질적인 성질을 드러낸다. 대화의 속성상 이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자 간극을 드러내는 행위이며, 수개월간 주고받은 것으로서 이 기획작업이 진행된 시간들을 포착한다. 서로의 작업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삶에서 혁명이라는 것의 의미가 어떻게 자리를 잡으며,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서사가 만들어지는지를 짚어본다. 대화는 역사라는 것을 가지고 연구 혹은 예술이라는 형태로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의 윤리를 되묻는 데까지 나아간다.
정수은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짧은 다큐멘터리 필름인 <흐르는 혁명>을 제작했다. 역사연구자들은 자신의 시대를 성찰하며, 역사를 바라보고 기록한다. 혁명이 시대를 전복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라고 본다면, 역사연구 또한 ‘기록하기’라는 방식을 통해 모든 역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어떤 의미에서의 혁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상은 서로 다른 시점과 시간의 폭 속에서 혁명을 바라보는 역사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다시금 이어져나갈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마지막으로 <에브리데이 레볼루션>은 26명의 역사연구자가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고른 자료와 짧은 글들을 전시한다. 역사문제연구소에서 때로 스치고 때로 모이는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현재 연구자들은 오직 논문 수가 연구업적의 기준이 된 현실에서 논문쓰기 외의 다른 발화 방식과 점차 멀어지고 있는데, 이 작업은 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새로운 형식의 역사 글쓰기로서 제안되었다. 역사학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자료’와 ‘해석’의 아카이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역사 관련 전시와 달리 연대기적 배열을 따르거나 정치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는 분류체계를 반영하지 않았다. 역사서술을 지나간 것으로 닫아버리지 않고, 다시 읽고 쓰는 새로고침의 시도를 요청하여 유동하는 질문과 예상치 못한 답을 얻기 위해서이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잠재된 가능성으로 읽히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혁명은 변화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하여 수많은 가능성들을 창조한다. 2017년의 ‘지금’에서 혁명을 기억하는 작업 역시 특정 사건의 기념이나 실증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가능성을 전망하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클릭하고 되돌아가며 새 창을 띄우는 ‘다시 읽기’의 순간들로부터 또 다른 방향을 만들어내는 흐름을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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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권혁은, 김도민, 김수향, 김영글, 김아람, 김태호, 서주은, 양지혜, 오제연, 이봉규, 이상록, 이이화, 이정선, 이정은, 이혜린, 이혜인, 이혜진, 임광순, 임이랑, 장미현, 장용경, 장원아, 전영욱, 전원배, 정무용, 정수은, 최우석, 한봉석, 홍동현, 홍정완, 후지이 다케시, 후지타 타다요시
진행
김영글, 장원아
디자인
물질과비물질
퍼블리싱
홍진훤
주관
주최
후원
위 내용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17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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